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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도덕성인가 직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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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기자 작성일2013-08-30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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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도덕성인가 직책인가

 

민경배

백석대학교 석좌교수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의 문제

최근에 모 전직 대통령의 미수금 환수를 위한 상당히 강력한 조치들이 세상에 알려지고 있다. 그런데 이런 조치들에 대하여서 물론 여론은 양분되고 있다. 한데 극단적인 경우도 있다. 일부에서는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예우 전체를 박탈하자는 것이다.

전직 대통령에 대하여서는 여러 가지 예우가 있다. 그 중의 하나가 그들의 사는 집을 경비하고 어디 다닐 때 경호하는 일이다. 가령 이런 경우 경비와 경호를 걷어치우자는 것이다.

 

그 예우는 도덕적 무제와 관계가 있는가

이런 경우 그 전직 대통령의 신변은 위험해진다. 정말 심각한 것은 그 전직 대통령이 납치되거나 행방불명이 되는 일이다. 더 극단의 경우를 생각하면 북한계의 정보 계통에 납치되는 경우이다. 그러면 국가의 존망에 이르는 아주 중대한 사태가 발생할 수가 있다. 그 전직 대통령은 재임 기간에 국가의 극비사항, 특히 국가의 군사 외교 안보에 관한 최고 비밀을 다 알고 지냈던 것이다. 사실 대통령만이 알고 있는 최고의 비밀, 그런 극비의 중대한 정보가 있다. 그런 것이 빠져나가게 된다. 이런 문제가 간단한 것인가. 이런 위험을 무릅써도 괜찮다는 말인가. 이런 사정을 알고 하는 말인가.

그 전직 대통령이 반드시 훌륭해서, 치적이 커서, 그 집을 경호 경비하는 것이 아니다. 국가 안보의 문제가 거기 걸려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우리에게 중대한 문제는 인격도 중요하지만 그 직책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경비하고 지켜주는 것이다.

 

기독교의 직책효력론

우리 기독교회 안에도 그런 문제가 있었다. 중세기에 씌워지던 말 가운데 <Ex Opere Operato>란 말이 있다. 직책에서 효력이 나온다는 직책유효론이 그것이다. 성례전에서 성례를 집례하는 성직자의 도덕성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성례를 집행하는 그 직책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목사들이 설교할 때나 성찬이나 세례를 베풀 때 <성부와 성자와 성신의 이름으로> 한다는 말을 한다. 우리가 스스로 아무리 고상하고 경건하더라도, 그 도덕성이나 결백 때문에 성례나 설교가 효력을 가질 수는 결코 없다는 뜻이 거기 있다.

성부 성자 성신 삼위일체 하나님의 이름으로 하기 때문에 효력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자기의 의로 효력이 나온다면 구태여 기독교의 신앙에 이르지 않아도 된다. 도덕성과 선한 인품으로 효력이 나타난다면 기독교의 핵심 교리인 은총의 교리가 필요 없다. 기독교는 인간의 원죄성을 말하기 때문에 인간이 아무리 결백하더라도 의로울 수 없다는 신학이 있다.

 

직책유효론의 근거

옛날 다윗이 하나님의 궤를 옮길 때 소들이 뛰므로 웃사가 손을 들어 그 궤를 붙든 일이 있다. 그런데 웃사는 하나님의 진노를 사서 현장에서 죽은 일이 있다. 제사장만이 궤를 마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나님 맡겨주신 직책이 인간의 도덕성보다 앞선다는 문제는 사실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어거스틴 시대에 도나티스트논쟁이란 것이 있었다. 로마제국 시대 기독교에 대한 박해가 아주 극심할 때에 황제숭배를 한 성직자가 있었는데 그 사람이 안수한 세실리안이란 성직자가 북 아프리카 카르타고에 주교로 임명되었을 때의 일이다. 도나티스트란 사람들이 우상숭배를 한 성직자가 안수한 그런 사람이 주교직을 수행할 수 없다는 반대를 하고 나섰던 것이다. 그러나 어거스틴과의 오랜 논쟁 끝에 공교회는 도덕적 결백을 주장하는 도나티스트들을 오히려 이단으로 정죄하였던 것이다. 성삼위일체의 이름으로 안수하였으면 그것은 유효하다는 결정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오늘까지도 교회의 정통으로 이어져오고 있다.

직책에 따른 도덕성의 문제는 있다. 직책에는 거기 상응한 도덕성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 도덕성이 그 직책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직책 때문에 도덕성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문제는 이자택일의 선택을 할 때 생길 것이다. 그때는 당연 직책이 먼저이다. 왜냐하면 인간은 그냥 사람으로서가 아니라, 다 직분을 맡고 살아가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직분에서 우리는 우리의 참 모습을 보여 준다고 하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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