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인명진 목사 평전 ‘인명진, 시간의 기억’ 출간
"인 목사 일생 통해 현대사 들여다보는 독특한 구조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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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파워뉴스 기자 작성일2025-05-14 20:34본문

격동의 현대사와 질곡의 시대를 겪으며 살아온 노(老) 목회자의 삶을 통해, 한국 현대사를 들여다 본 ‘인명진, 시간의 기억’(인문서원)이 출간돼 화제다.
‘인명진, 시간의 기억’은 기독교 언론에서 오랜기간 사역하고 현재는 한국국제학연구원 원장을 지내고 있는 임종권 원장이, 장로교 원로 인명진 목사(갈릴리교회)의 삶을 들여다보며 쓴 인물 평전이자 현대사에 관한 역사서이기도 하다.
책의 주인공인 인명진 목사는 우리사회 양대 사회적 대립의 갈래라 할 수 있는 보수와 진보의 이념적 테두리에서 양단을 모두 경험한 인물로도 유명하다.
인 목사는 젊은 시절 민중신학에 심취해 유신정권 시절 노동·민주화 운동에 투신했다. 하지만 노무현·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국민의힘의 전신인 한나라당에서 윤리위원장을 지냈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파면 국면에는 새누리당·자유한국당의 비상대책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인생 후반기에는 다른 선택의 삶을 살았다.
책의 기술에 따르면, 인 목사는 1945년(호적은 1946년) 광복을 2개월 남짓 남기고 충남 당진군의 독실한 기독교 가정에서 6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나 격동의 순간들을 겪었다.
그는 고교 시절 함석헌(1901∼1989) 선생을 만나 무교회주의에 심취했으며 “진정한 기독교인이라면 민중을 위하여 예수와 같은 고난의 십자가를 지고 가야 한다”는 생각을 지니게 됐다. 그는 결국 일반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민중신학의 본거지인 한국신학대학(현 한신대)에 입학하게 된다.
여기까지가 일반 인물평전의 기술이었다면, 이 책은 여기에서 나아가 당시 한국 사회와 개신교의 두갈래 흐름에 대해서도 훑으며 붙인다.
예컨대 책은, 1960년대 박정희 정권 시절 크게 두 갈래로 나뉜 한국 개신교에 관해 설명한다. 보수 교단은 개인의 구원을 강조하며 교회 성장 및 교세 확장에 주력한 반면 진보 교단은 신학적 뒷받침 아래 교회의 사회적 역할을 재해석하고 개인보다 사회 구원, 교회 성장보다 교회 연합과 일치를 추구하며 이른바 에큐메니칼(에큐메니컬) 사회참여 운동을 벌이는 상황이었다는 것이 그것이다. 또한 책은 급격한 도시화 배경으로 대형 교회가 성장하며 교세 확장을 위해 정경 유착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면서 종교의 본분에서 멀어진 일부 교단의 행태를 비판적으로 고찰하기도 한다.
다시 돌아와, 인명진은 원래 보수적인 기독교 신앙 속에서 성장했으나 대전에서 고교 시절을 보내는 동안 새로운 흐름을 접하며 충격을 받았고 이것이 진보적 기독교인의 근거지인 한국신학대를 택하는 계기가 됐다고 책은 전한다. 그는 장신대 신학대학원 2학년 때 벌어진 전태일(1948∼1970) 분신 사건 등을 계기로 노동문제에 관심을 두게 됐다. 그는 신학대학 졸업 후 ‘무궁화 비누공장’, ‘독립문 메리야스’ 공장 등에서 1년가량 일하고 목사 안수를 받았으며 1973년 당시 노동자의 피난처로 불리던 영등포산업선교회의 실무자로 부임했다.
책은 인명진이 공장 내 여성 노동자들이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조직한 것을 비롯해 1960∼1970년대 한국 노동 운동에서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단체 중 하나인 영등포산업선교회의 활동을 조명한다. 인명진은 가발 수출업체 여성 노동자들이 사측의 폐업에 항의하며 야당인 신민당사에서 농성을 벌인 것으로 유명한 ‘YH무역사건’에 연루돼 구속되기도 했으며 그는 이를 분기점으로 민주화운동에 앞장서게 됐다고 책은 전한다.
사회 운동에 몰입했던 인명진 목사는 2007년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으로 영입된다. 그가 앞서 걸어왔던 노선과는 다른 보수우파 측에 참여한 이유에 대해 책은 “건전한 보수와 착한 진보가 부재하여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이념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인 목사는 그로부터 9년 후인 2016년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을 맡아 절벽 끝에 오른 한국 보수우파의 살길을 열어주고 정치적 이념이 변절됐다는 비난을 받는다.
하지만 책은 개인의 선택이 사회의 흐름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측면에 주목하며 원로 목사가 걸어온 길을 통해 시대의 모순과 어떻게 직면할지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저자는 ‘인명진’의 선택과 책을 쓰게 된 계기에 대해 “우리가 인명진의 개인사에서 눈여겨봐야 할 점은 한국 현대사의 변동이 어디에서 출발하는가이다”면서 “물론 인명진이란 인물의 이미지는 단편적으로 정치·사회운동가이자 종교인으로 요약되지만, 그의 삶의 역사적 본질은 우리 사회가 만들어낸 역사의 모순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가에 관한 교훈이다”라고 설명했다.

